저는 삼을 캐는 심마니도 이를 판매하는 유통업자도 아닙니다. 저는 대전에서 한의원을 하면서 산삼을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산삼이 필요한 환자들이 어떻하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산삼을 탐구하게된 한의사입니다. 수년간 우리산을 헤메면서 산삼과 장뇌삼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산삼의 연령은 어떻게 측정하여야 옳은지, 성분과 효능은 인삼과 어떻게 다른지, 천종은 과연 있는지에 대하여 연구해 왔고, 산삼이 꼭 필요한 환자가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산삼을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규명해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추적60분과 게시판의 이야기들을 보고 그간의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저는 "나도 산삼을 캘 수 있다2" 의 공동저자입니다. 이 책에 진정한 심마니와 생물학 및 한의과 대학 현직교수, 한국인삼연초연구원(현 KT&G) 인삼연구소 책임연구원과 공동으로 일반인들도 산삼을 캘 수 있도록 산삼의 자생조건이나 생태, 주산지 등에 대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소상하게 올려 놓았는데, 수십명의 독자들로부터 산삼을 직접 캤다는 연락을 유선상으로 또 온라인상으로 받아왔습니다. 산삼은 사먹는 것보다 산행을 직접하여 채삼하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산삼은 누구나 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분들이 산삼을 직접 캐거나 장뇌삼을 산삼으로 속아 사지 않았으면 합니다.
산삼은 산신령에 의해 재배되는 신비의 약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에서 잘 자라는 하나의 자생약초일 뿐입니다. 제사지내고 꿈을 잘 꾸지 않아도 산삼이 자생할 수 있는 조건 즉 자생장소 주위의 수목의 종류, 방위, 경사도, 토양의 종류와 습기의 함유도에 대한 과학적(식물학)적인 검토만 이루어진다면 누구나 캘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생각보다 희귀하지 않고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히 희소하면서 신비하다는 생각으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천종에 관한 논란입니다. 산삼과 장뇌삼, 인삼은 모두 오가피과에 속하는 인삼속, 인삼종에 해당하는 식물들입니다. 앞에 글 중 손성호 박사님께서 유전자 감식으로 이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들의 DNA는 모두 같은 것으로 검사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실험은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하였고 12월 초에 논문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혹 손박사님께서 유전자 감식으로 이들이 확실히 구별될 수 있다는 증거가 있으시다면 저도 기쁨마음으로 환영하겠습니다.
인삼이나 장뇌삼이 산삼과 전혀 다른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문헌에 산삼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부터이며, 장뇌삼이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말 조선초(13C)입니다. 인삼이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6C경부터입니다. 산에서 자생하던 산삼을 캐서 중국에 공출물로 사용해 오다가 채삼양은 줄어드나 중국으로부터의 공출물 양은 증가되면서 산삼씨를 받아 장뇌삼으로 더나아가 인삼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이 재배 과정에서 영양기관의 변이인 변종이나 생식기관(꽃이나 씨)의 변이인 품종으로 바뀌어서 전혀 다른 종이 되었다면 유전자 감식으로 구별할 수 있으나 이들은 산삼과 전혀 다른 변종이나 품종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들이 생김새나 임상적 효능의 차이는 자란 환경의 차이입니다. 또한 천종이란 말의 어원은 장뇌삼이 등장하면서 재배하지 않은 산삼이란 뜻으로 재배하지 않았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쓰여진 것입니다. 지금 천종이라는 말은 왜곡되어 산삼중에 아주 특별하여 비싸게 팔 수 있는 산삼이라는 심마니의 욕심이 들러간 포장에 불과합니다. 또한 30년 이상 된 것만이 산삼이다. 밭근처에 인삼씨가 자란 것은 야생삼이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산삼씨와 인삼씨가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으면 그럴 수 있지만 이들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전혀 다른 종이 아닌 이들은 자란 환경이 이들을 지배할 뿐입니다. 효능이나 성분의 차이도 전혀 없음을 실험적 분석으로 이미 나와 있습니다.(대전의 인삼관련 연구소에 2000년도 120g의 산삼으로 성분분석 의뢰)
추적60분의 제작진들도 장뇌삼과 산삼의 형태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산삼씨든지 조류에 의해 전파된 인삼씨든지 씨가 자연적으로 지표면에 떨어지면 발아하여 성장하는 과정에서 영양공급을 하는 뿌리가 어디로 뻗겠습니까? 낙엽이 썩어서 생긴 영양분이 가득한 지표면이겠습니까? 아니면 상대적으로 영양분이 적은 땅밑으로 성장하겠습니까? 산삼은 2구가 되면서 ㄴ자나 메산자 형태로 뿌리를 지표면으로 뻗어 성장합니다. 장뇌삼이나 인삼은 인공적으로 심어 산삼보다 지표면에서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서 발아하거나 영양분이 위아래 구분없이 충분한 곳에 심어지기때문에 몸통이 굵어지면서 뿌리가 밑으로 뻗어나갑니다. 산삼을 옮겨 심어 기른 장뇌삼은 몸통은 옆으로 발달되나 잔뿌리의 방향은 결국 아래로 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뇌삼은 산삼에 비하여 섬유질이 많아 씹어먹어보면 질깁니다. 어느 것은 수삼보다 더 질기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장뇌삼은 먹어보았을 때 삼 특유의 향이 거의 없습니다. 참고로 인삼은 수삼일 때보다 말린 건삼일 때 향이 더 납니다. 장뇌삼은 삼대가 매우 질깁니다. 잘 부러지지 않고 꺽인는 것이 특징이며, 유통과정에서는 삼대를 모두 자릅니다. 겨울이 아니고서는 삼대가 없는 삼은 산삼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삼의 나이와 측정입니다. 인삼을 산에 옮겨 심어 길렀을 때 22년까지 생존한 기록이 있습니다. 3대에 걸쳐 장뇌를 키워온 경북 상주의 장뇌삼 농장(현 주인은 40년째 장뇌를 재배해 옴)에서 장뇌삼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바에 의하면 30년이 최고 생존기간이었다고 합니다.
목본식물이 아닌 초본식물인 풀이 50년이상 생존하였다는 기록은 전세계 식물학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물론 칡을 몇년전만해도 초본식물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목본식물로 보는 학자가 더 많다고 합니다. 백번양보하여 칡과 같은 덩굴식물이 아닌 지상부가 해마다 다시 자라는 다년생 초본식물 중에서 50년이상 생존하는 것이 있습니까? 산삼도 풀입니다. 방송 내용중에 15년 생이라고 하면 100만원도 못 받지만 100년생이라고 하면 수천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증언한 분의 말을 저도 공감합니다. 그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러나 이는 엄연한 사기입니다. 해서는 안되는 것이 삼령을 부풀리는 것입니다. 신비스러운 산삼이니까, 예로부터 수백년 묵은 산삼이 있다고 하니까 산삼이 100년이상 생존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아주 양지바른 절벽위에만 산삼이 자란다는 전설도 믿는 분이 있겠네요? 반음반양식물인 산삼이 햇빛 강한 곳에서도 산다고 주장하시는 분은 앞으로 이야기하지 맙시다. 산삼은 숲이 어느 정도 우거진 상태에서 자랍니다. 햇빛이 강하지 않으나 산란광이 적당히 들어올 때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이후 민둥산이었던 우리나라의 산이 산삼이 자랄 수 있을 정도로 조림사업이 시작된 것이 박전대통령시절부터인 것을 감안한다면 100년 이상된 산삼이 그렇게 많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산삼 감정을 의뢰하는 분들이 있는데, 국가에서 인정하는 감정사가 없는 현실에서, 지금까지의 감정은 감정하시는 분들의 주관적인 견해라 보시면 타당합니다. 제 견해는 객관성이 결여된 감정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지금의 감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뇌두의 한마디를 십년으로 보는 것과 옆병(심마니는 구라고 하고, 지라고도 하나 산삼이 초본식물이므로 식물학적인 용어로 지보다는 일구, 이구, 삼구..... 하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을 30년씩 보아 1구를 30년, 2구를 60년 ....... 5구를 150년한다든지 하는 것은 잠꼬대입니다. 10년만 발견한 산삼을 캐지 말고 관찰해 보십시요. 옆병이 자라 몇구짜리 산삼이 되는지(김창식자연산삼연구소의 기록 참조) 10년이면 옆병이 하나나 둘정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장뇌삼은 10년이면 옆병이 둘에서 세개가 더 나온다고 합니다.(상주 장뇌농장의 기록 참조) 참고로 인삼은 보통 일년에 한 개씩 옆병이 자랍니다. 뇌두는 보통 일년에 한마디씩 증가합니다. 그러나 뇌두의 수는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얼마든지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삼대를 인공적으로 처리하거나 복토작업을 하면 뇌두는 증가합니다. 자연산삼은 경사도가 있는 지형의 경사면 아래에서 자라면 뇌두가 증가합니다. 2구짜리 산삼이 4구 5구짜리 산삼보다 자란 환경에 의하여 뇌두가 훨씬 많은 샘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구짜리 산삼이 더 오래됐을까요? 아니면 4구나 5구짜리 산삼이 더 오래 됐을까요?
산삼이 영약인 것은 틀림없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산삼으로 인하여 욕을 보신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산삼에 포함된 독성때문이 아니라(독성검사를 해보았는데 독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체질에 안 맞거나, 먹는 양과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말기암환자와 같이 산삼의 기운을 조절하여 이길 수 없는 경우에는 입원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무조건 좋다는 말에 먹는 것은 약의 남용입니다. 산삼을 복용할 때는 전문한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삼의 가격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산삼은 생각보다 희소하지도 한뿌리에 몇천 몇억대를 주고 사먹을 정도로 가치가 크지도 않으며, 천종이니, 100년 이상 살았다느니 하는 말에 현혹될 필요가 없습니다. 보통 심마니 4명이 한달에 캐는 양이 10뿌리 정도이니(참고로 심마니가 아닌 저도 과학적인 접근방법으로 한달에 두세뿌리는 캡니다.) 10뿌리의 가격이 도시 근로자 4명의 한달 월급이면 족하지 않을까 합니다.
심마니 선생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최고의 약은 비싼 약이 아니라 인체를 가장 이롭게 하는 약입니다. 산삼이 최고의 영약이 되려면 그것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 가야한다고 봅니다. 그럴 때 산삼의 가치가 빛나지 않을까요? 되도록이면 산삼의 주인이 환자라 생각하시고 진실된 마음으로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공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누구든지 환자가 될수도 또 환자의 가족이 될 수 있으므로 환자나 환자의 가족을 내 가족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펌>